워킹홀리데이는 단순히 ‘일하며 여행하는 비자’ 이상의 경험입니다. 언어, 문화, 노동 환경보다도 더 깊이 있는 부분은 바로 그 안에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달려 있죠.
이 글에서는 워킹홀리데이 중 만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중심으로, 우리가 해외에서 배울 수 있는 삶의 태도와 가치들을 소개합니다.
1. 사과밭에서 만난 40대의 용기 – 인생 2막을 향해
호주 태즈매니아의 사과농장에서 일을 시작한 지 2주째 되던 날, 한국인 아저씨 한 분이 새로 합류했습니다. 40대 중반, IT 기업에서 15년 넘게 근무하던 그는 조용히 사직서를 내고 워홀을 떠나온 케이스였죠. 그는 “사는 게 너무 반복적이어서 도망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영어를 거의 하지 못했지만, 새벽 5시에 누구보다 먼저 나와서 일하고, 점심시간엔 영어 단어장을 외웠습니다. 한 달 후, 그는 현지 슈퍼바이저와 대화가 가능해졌고, 끝내 농장 매니저로부터 ‘계약 연장 제안’까지 받았습니다.
“워홀은 젊은 사람만의 것이 아니에요. 인생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그를 통해 우리는 ‘늦은 나이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 그저 위로가 아니라 진짜 가능성임을 증명해준 사례였죠.
2. 어학원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 – 꿈을 좇는 삶의 자세
캐나다 밴쿠버의 어학원에서 만난 ‘리사’는 일본에서 간호사로 5년간 일하던 중 사직하고 워홀을 선택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를 동시에 공부하고 있었고, 하루 3개의 수업을 들은 후 아르바이트를 뛰었습니다.
그녀의 꿈은 ‘국제 보건 NGO에서 일하는 간호사’였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선 영어 실력과 국제 감각, 다양한 현장 경험이 필요했고, 워홀은 그 모든 걸 충족시킬 수 있는 루트였죠.
그녀의 하루는 촘촘하게 짜여 있었습니다. 아침엔 어학 수업, 오후엔 카페 아르바이트, 저녁엔 커뮤니티 봉사활동. 그리고 밤엔 영어 일기 쓰기와 TED 강의 시청.
“여기 있는 1년이 제 인생을 10년 앞당겨요. 언어는 도구일 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필요한 연료죠.”
워홀을 꿈처럼 소비하지 않고, 꿈을 위해 투자한 그녀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극이 되었습니다.
3. 백팩커스에서 만난 유럽인 청춘들 – 일과 삶의 균형을 즐기다
호주 브리즈번의 백팩커스(저렴한 여행자 숙소)에 묵고 있을 때, 프랑스·독일·스웨덴 등 다양한 유럽 친구들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대개 대학을 마치자마자 ‘갭이어’를 택했고,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각자의 삶을 잠시 멈추고 다시 설계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죠.
이들은 대부분 ‘워라밸’을 중요시했습니다. 오전에는 농장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서핑을 즐기거나 와인 한 잔을 기울였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일하냐”는 질문이 아니라 “오늘의 삶은 어땠냐”는 질문이 더 자연스러웠습니다.
“우린 인생의 길이를 걱정하지 않아. 질을 걱정하지. 워홀은 그냥 자유야. 가볍게 살아보는 법을 배우는 중이야.”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는 ‘쉼’도 인생에 꼭 필요한 요소임을 배웁니다. 무조건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을 찾는 시간. 그게 바로 유럽인들의 워홀이었습니다.
마무리 – 타인의 삶을 통해 나를 돌아보다
워킹홀리데이는 국경을 넘어 타인의 인생을 만나는 여정입니다. 그리고 그 만남은, 단순한 여행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나와는 다른 배경, 언어, 목적을 가진 사람들과의 교류는 곧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어떤 이는 인생 2막을 위한 워홀을 선택했고, 어떤 이는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이 길을 걸었으며, 또 다른 이는 그저 지금의 삶을 즐기기 위해 워홀을 택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깨닫습니다. “워홀은 선택받은 사람만이 아니라, 선택하는 모든 이의 무대다.”
지금 당신이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에 있든 워킹홀리데이는 늘 열려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경험’으로 삼을 준비가 되었는지입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당신에게도 새로운 용기와 방향이 되기를 바랍니다.